스마트폰 육아 ..노출위험…포기말고 자제시키는 요령

스마트폰 사용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긍정적인 면으로 디지털 미디어가 아이들의 논리 및 문제 해결 등의 집행 기능을 촉진하고, 자기 조절 및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며, 어린이들이 지시를 따르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소아과 의학회의 권고와 같이 다음과 같은 가이드라인은 반드시 지켜져야 합니다.

* 생후 18개월 이전에는 스마트폰뿐 아니라 티브이 등 스크린 노출을 절대 피해야 합니다.

* 생후 18~24개월에는 부모가 골라서 양질의 프로그램만 보게 하고 반드시 부모가 함께 봐야 합니다.

* 2~5세에는 스크린 노출 시간을 하루 1시간으로 제한합니다.

유아기에 스마트 폰에 지나치게 노출되면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째, 스마트폰에 일찍 노출된 아이들은 뇌 발달이 늦어집니다.

최근에는 유아기(2~5세)에 스마트폰, TV, 태블릿 컴퓨터 등에 너무 많이 노출되면 아기의 뇌 기능 발달이 늦어진다는 새로운 연구결과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스크린 노출 시간이 길어질수록 뇌 발달 속도가 느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이들의 뇌 발달에는 ‘결정적인 시기’가 있어 이를 놓치는 경우 나중에 만회하려면 무척 힘들어집니다.

스크린을 통한 자극은 수동적이고 이차원적인 자극입니다.

영유아기에는 오감을 통한 여러 가지 자극이 필수적입니다.

둘째, 아기들의 뇌는 태어나서 3세 때까지 기본골격과 회로를 만들어 가기 때문에 스마트폰 시청 대신 다양한 운동과 신체자극놀이가 필요합니다.

요즘은 아기들도 스마트폰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아기들은 두 손가락으로 자신이 원하는 영상을 쉽게 찾아낼 정도로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하지만 영상을 통한 시각이나 청각 자극만 계속 준다면 아기의 뇌는 골고루 발달하는 기회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영아기는 몇 가지 기능을 키우기보다는 뇌 전체 용량을 키워나가야 하는 시기입니다.

두뇌 용량은 다양한 운동과 신체자극놀이를 통해 커집니다.

뭔가 하나에만 집중하다 보면 용량이 커지지 못한 채 한 가지 기능만 발달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뇌는 자라서도 필요한 많은 정보를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지금 당장은 스마트폰으로 접한 정보에 익숙해 똑똑해 보이지만 자라서는 오히려 인지발달이 불리해집니다.

셋째, 뇌 발달에 가장 중요한 것은 양육자와 신체 접촉을 하는 애착놀이입니다.

영유아 시기의 아기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와 애정을 주고받는 놀이를 하는 것입니다.

안정된 애착은 부모가 매일 아기와 즐거운 마음으로 놀아주고 자주 안아주고 뺨을 비비는 등의 스킨십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부모에게 적절한 자극을 받지 못하면 아이들은 반응이 없고 우울해하며, 신체발달과 지능발달을 포함하여 모든 발달이 늦어집니다.

아이가 발달이 늦거나 반응이 없다고 병원을 찾는 경우 아기들이 엄마 손길보다 영상물에 지나치게 노출된 경우가 많은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스마트폰 자제교육 요령

요즘 지하철에서도, 자동차 안에서도, 병원에서도, 식당에서도 어린아이가 스마트폰을 잡고 있는 모습을 흔히 본다.

어린아이일수록 두뇌는 물론이고 여러 발달 면에서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고 아무리 얘기를 해도, 스마트폰을 잡고 있는 아이는 늘어만 간다.

부모들의 변명은 항상 똑같다. “안 주면 난리가 나서….” 정말 그럴까? 아니다.

그보다는 스마트폰 없이 기다리는 연습을 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른들은 “요즘 아이들은 반응의 속도가 너무 빠르다, 충동적이다, 산만하다, 조금만 지루해도 못 견딘다, 생각하기를 싫어한다”며 혀를 찬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사실 이 모든 것들은 부모가 침묵의 시간, 기다림의 시간을 만들어주지 않았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아이가 스마트폰을 주지 않는다고 난리를 피우는 것은 아이가 유별나서가 아니다. 

스마트폰 없이 기다리는 연습을 성공적으로 해보지 않은 탓이다. 

아이가 울고불고 고집을 피울 수도 있다.

그래도 안 주면 된다.

그 대신 재밌게 놀아주면 된다.

초등 저학년 이하는 부모가 정말 재미있게 놀아 주면 의외로 쉽게 스마트폰을 잊는다.

물론 한 번의 경험으로 잊는 것은 아니다.

스마트폰 없이 기다려본 경험이 서너 번만 쌓여도 아이는 더이상 떼를 부리지 않는다.

지금 이 교육을 시키지 않으면 아이는 스마트폰 같은 도구가 없으면 혼자서는 기다릴 줄 모르는 사람이 된다.

기다리는 것도 연습을 해야 한다. 몸에 배어야 자연스럽게 나온다.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면, 아이가 아무리 심심하다고 해도 “기다리는 거야”라고 말하자. 그리고 같이 기다려주자.

너무 힘들어하면 좀 도와줄 수는 있다.

이때 도와주는 것은 “그럼, 스마트폰 5분만 하고 기다리는 거야”가 아니다.

어떻게 기다리는지를 보여주고 가르쳐주는 것이다. 기다리는 것은 벌이 아니다.

부모가 느긋하고 편안하게 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아이도 기다리는 것을 ‘짜증 나고 지루한 시간’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몇 가지 팁을 주자면, 기다리는 장소가 자동차 안과 같이 다른 사람이 없는 곳이라면 부모의 어릴 적 이야기, 아이의 어릴 적 이야기, 동요 부르기, 끝말잇기 등을 할 수 있다.

좀 더 조용히 노는 방법으로는 말 참기 놀이와 눈(目)싸움, 눈빛이나 표정으로 말하기, 손가락 놀이도 있다.

떠들 수 없는 곳이라면 조용함 속에서 그냥 하고 싶은 말을 하지 않고 있어 보게 한다.

가만히 주변 사물이나 사람을 관찰하고, 하늘도 보고 발밑도 보고 공기도 느끼면서 기다려보게 한다.

아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부모가 편안한 표정으로 그런 장소에서 그렇게 기다리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면 아이도 그냥 그렇게 행동해야 하는 줄 안다.

눈에 익고 몸에 배기 때문이다.

덧붙이고 싶은 것은, 진실로 아이들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게 하고 싶다면 부모뿐 아니라 모든 어른이 필요 이상으로 스마트폰을 쥐고 있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오은영 소아청소년클리닉 원장